어느 목요일.. 족, 같은 시간표를 견디던 나는 갑자기 크림 불닭이 먹고 싶어졌다. 학교가 끝나고 집에 가는 길, 갈망이 채 식지 않은 마음을 안고, 집 앞 마트 라면 코너에 다다른 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. 수 많은 불닭 - 그냥 불닭볶음면, 까르보 불닭볶음면, 로제 불닭볶음면 등 그 종류도 다양한 불닭들이 나열된 선반에는 - 크림 불닭볶음면만큼은 존재하지 않았다. 나는 내가 원하던 그것과 그나마 비슷한 까르보 불닭으로 내 마음과 현실을 절충하려 했다. 그러나, 까르보 불닭은 나를 반겨주었다. 불쾌하게.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. 버르장머리 없는 저 닭대가리 새기를, 구매하지 않음으로써 혼내주고 싶다는 감정이 닭대가리의 외양만큼이나 뜨겁게 불타올랐다. 그래서 까르보 불닭 옆의 로제 불닭을 손에 쥐었다. ..